수십 가지 명령어가 있다고 하니 겁부터 납니다. 처음 터미널을 켰을 때 저도 그랬습니다. 그런데 실제로 한 달 넘게 쓰면서 매일 손이 가는 건 딱 5개뿐이었습니다.
명령어 5개, 한눈에 보기
먼저 전체 그림부터 잡겠습니다. 아래 표 하나면 됩니다.
| 명령어 | 한 줄 설명 | 일상 비유 |
|---|---|---|
| /help | 명령어 목록 보기 | 회사 내선번호 목록표 |
| /cost | 사용 비용 확인 | 핸드폰 데이터 사용량 확인 |
| /compact | 대화 압축 정리 | 책상 위 서류 핵심만 남기고 정리 |
| /clear | 대화 전부 초기화 | 책상을 싹 치우고 새 일 시작 |
| Esc | 멈추기 / 되감기 | 급브레이크 |
나머지 명령어는 "이런 게 있구나" 정도만 알아두면 됩니다. 필요할 때 /help로 찾아보면 되니까요.
하나씩 살펴봅니다
1 /help — 모르겠으면 물어보기
일상 비유: 회사에서 내선번호 목록표를 펼치는 것과 같습니다. "이 부서 번호가 몇 번이지?" 할 때 목록표를 보듯이, "이 명령어가 뭐였지?" 할 때 /help를 입력합니다.
사용 가능한 모든 명령어 목록이 한 번에 나옵니다. 각 명령어 옆에 짧은 설명도 붙어 있어서, 처음 보는 명령어도 대충 감이 잡힙니다.
/만 입력해도 명령어 목록이 자동으로 뜹니다. /help를 치는 것보다 더 빠릅니다.
2 /cost — 지금까지 얼마 썼지?
일상 비유: 핸드폰에서 "이번 달 데이터 얼마나 썼지?" 확인하는 것과 같습니다.
현재 대화에서 사용한 토큰(token) 양과 비용을 보여줍니다. 토큰은 AI가 읽고 쓰는 글자 수의 단위입니다. 한국어 한 글자가 대략 토큰 1~2개 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.
- 구독(Pro/Max) 사용자: 월정액이라 크게 신경 안 써도 됩니다
- API(종량제) 사용자: 가끔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
3 /compact — 대화 정리하기
일상 비유: 책상 위에 서류가 잔뜩 쌓였을 때, 핵심 문서만 남기고 나머지는 치우는 것입니다.
지금까지의 대화 내용을 핵심만 남기고 압축합니다. AI가 기억하는 양에는 한계(컨텍스트 윈도우)가 있기 때문에, 대화가 길어지면 앞부분을 까먹기 시작합니다. 그때 /compact를 쓰면 됩니다.
언제 쓰면 좋을까요?
- 대화를 20~30번 넘게 주고받았을 때
- AI 응답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을 때
- AI가 앞에서 말한 내용을 기억 못 할 때
4 /clear — 완전히 새로 시작
일상 비유: 책상 위를 싹 치우고 백지 상태에서 새 업무를 시작하는 것입니다. /compact가 "정리"라면 /clear는 "초기화"입니다.
현재 대화를 완전히 비우고 새 세션을 시작합니다. 주제가 완전히 바뀔 때, 예를 들어 "보고서 작업"을 끝내고 "웹사이트 수정"을 시작할 때 씁니다.
/compact와 /clear, 뭐가 다른가요?
| 구분 | /compact | /clear |
|---|---|---|
| 대화 내용 | 핵심만 남김 | 전부 사라짐 |
| 맥락 유지 | O (요약 상태) | X (완전 초기화) |
| 쓰는 상황 | 같은 주제, 대화가 길어졌을 때 | 주제가 완전히 바뀔 때 |
claude --resume 명령으로 이전 대화를 다시 이어갈 수 있습니다.
5 Esc 키 — 급할 때 브레이크
일상 비유: 운전 중 급브레이크를 밟는 것입니다. AI가 엉뚱한 방향으로 달려갈 때, 일단 멈추게 하는 버튼입니다.
- Esc 한 번 누르기: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을 멈춥니다. AI가 파일을 수정하고 있는데 "잠깐, 그거 아닌데" 싶을 때 바로 누르면 됩니다.
- Esc 두 번 누르기: 직전 턴의 변경사항이 되감기(undo)됩니다. AI가 변경한 코드와 대화를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.
실전에서 이렇게 씁니다
5개 명령어가 실제로 어떤 흐름으로 쓰이는지, 하루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.
오전 — 보고서 작성 시작
Claude Code를 켜고 "월간 매출 보고서 만들어줘"라고 말합니다. 대화가 길어지면서 AI 응답이 느려집니다. /compact로 정리합니다.
오후 — 다른 작업으로 전환
보고서가 끝났습니다. 이제 웹사이트를 손봐야 합니다. /clear로 새 세션을 시작합니다.
작업 중 — 잘못된 방향
AI가 파일을 수정하기 시작했는데 원하는 방향이 아닙니다. Esc를 눌러 멈추고, 다시 지시합니다.
퇴근 전 — 비용 확인
/cost로 오늘 얼마나 썼는지 한 번 봅니다. API 사용자라면 예산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.
자주 묻는 질문 (FAQ)
Q. /compact를 너무 자주 쓰면 문제가 되나요?
문제는 없지만, 매번 압축할 때마다 세부 디테일이 조금씩 빠집니다. 대화 20~30회 정도를 기준으로, 응답이 느려졌거나 AI가 맥락을 놓쳤을 때 한 번 쓰는 게 적당합니다.
Q. /clear로 날린 대화를 정말 복구할 수 있나요?
네. 터미널에서 claude --resume을 입력하면 이전 세션 목록이 나옵니다. 거기서 원하는 대화를 선택해 이어갈 수 있습니다. 완전 삭제가 아니라 세션 전환에 가깝습니다.
Q. Esc를 눌렀는데 AI가 이미 파일을 바꿔버렸으면 어떡하나요?
Esc를 빠르게 두 번 누르면 직전 턴의 변경사항이 되감기(undo)됩니다. AI가 변경하기 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. 4편에서 다룬 권한 설정과 함께 쓰면, AI가 함부로 파일을 바꾸는 일 자체를 줄일 수 있습니다.
정리하며
도구가 복잡해 보일수록, 자주 쓰는 기능 몇 개만 확실히 아는 게 중요합니다. 리모컨에 버튼이 30개 있어도 실제로 누르는 건 전원, 채널, 볼륨 3개뿐인 것처럼요. Claude Code도 마찬가지입니다. /help, /cost, /compact, /clear, Esc — 이 5개면 매일 쓰는 데 전혀 부족하지 않습니다.
여기까지 오셨으면, 5편에서 첫 번째 일을 시켜보고, 이번 편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명령어까지 익힌 겁니다. 이제 "설치만 해놓고 안 쓰는 앱"이 아니라, 매일 꺼내 쓰는 도구가 됐습니다. 나머지 명령어는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. 굳이 외우려고 하지 마세요.
관점 한 스푼: AI 도구를 처음 배울 때 가장 큰 허들은 기술이 아니라 심리적 장벽입니다. "이거 잘못 누르면 어떡하지" "뭔가 망가지면 어떡하지." Esc 하나 알아두는 것만으로 그 불안이 절반은 사라집니다. 급브레이크가 있다는 걸 아니까, 이제 엑셀 밟을 수 있는 겁니다.
다음 편에서는 AI한테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주는 법을 알아봅니다
7편 — CLAUDE.md 작성법 (발행 시 링크 연결 예정)
참고 자료
· Anthropic 공식 문서 — Claude Code CLI Usage
· Anthropic 공식 문서 — Claude Code Overview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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